"식초는 몸에 좋다"는 말, 많이들 들어 보셨죠?
식초는 각종 요리에 활용되는 매우 오랜 역사를 지닌 발효 조미료로 이제는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다양한 건강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요즘 사과 식초를 물에 희석해서 음용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하던 중, 식초의 기원과 효능, 활용법 등에 대해 호기심이 생겨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 식초란?
일반적으로 '식초'는 아세트산이라 불리는 '초산'을 포함하는 맑고 깨끗한 액체 조미료를 의미합니다.
원료에 따라 많은 종류의 식초가 있고 일반적으로 조미료로 사용하지만,
옛날부터 몸에 좋다고 알려져 요즘은 건강을 위해 음용하는 사람도 많죠.
식초를 영어로 하면 「VINEGAR(비네가)」입니다.
VINEGAR의 어원은, 프랑스어의 「vinaigre(비네글)」로, 이것은 vin(와인)과 aigre(신맛)를 합성한 단어입니다.
즉 '깨끗한 와인'을 담은 것이 '식초'라는 뜻인데요.
한자를 찾아봐도 '식초'와 '술'은 같은 부수가 되도록 관련성이 깊은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알코올을 함유한 주류에 초산균을 배양하면 초산이 만들어지는데
이 성질을 이용하여 포도주를 이용한 포도 식초, 사과주스를 이용한 사과 식초,
한국 등 아시아에서는 곡물을 원료로 한 청주, 막걸리로 곡물 식초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와 이태리의 포도 식초, 미국의 사과 식초가 유명하며
쌀 생산량이 많은 일본에서는 현미를 이용한 흑초가 유명하다고 하죠.
이처럼 식초는 세계 어디에서나 술과 함께 최고의 발효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식초의 역사
식초는 인간이 만든 조미료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장해 둔 과일이 자연스럽게 발효하며 알코올 성분이 생기고, 거기에 균이 더해져 식초가 탄생했다고 하죠.
식초는 구약 성경에도 음료로 등장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문헌상으로는, 기원전 5000년경의 바빌로니아에 기록이 남아 있고,
기원전 4000년경에는 와인이나 맥주로부터 식초를 만들어 피클을 담그기도 했다고 합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식초를 물에 희석한 '포스카'라는 청량음료를 마시기도 했고
그리스에서는 의학자인 히포크라테스가, 병든 환자에게 식초를 추천했습니다.
또한 중국에서는 식초가 한약재로 유용하게 쓰이기도 했습니다.
15세기~17세기 전반 대항해 시대에는 비타민 C의 결핍으로 인한 괴혈병의 예방을 위해
식초에 향신료와 야채를 담그는 문화가 성행했다고 합니다.
한때 중세 프랑스에서 흑사병이 만연했을 당시,
어떤 도둑들이 식초에 허브나 향신료를 넣은 음료를 마신 덕에
흑사병에 걸리지 않고 돌아다녔다는 전설이 남아 있기도 합니다.
나중에 꼬리가 밟힌 도둑들은 죄를 감형해 주는 대가로 본인들의 식초 비밀 레시피를 제공했으며
이는 프랑스의 공식 약전인 코덱스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일본은 4~5세기의 응신 천황 때 중국에서 식초를 전달받아,
이즈미의 나라(현재의 오사카 남부)에서 만들어지게 된 것이 시작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쉽게도 최초 언제 도입되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백과사전인 '지봉유설'에 따르면 식초를 고주라 했고
해동역사를 보면 고려시대에 식초가 음식 조리에 사용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리할 때 별생각없이 쓰던 식초가 이런 재미있는 역사와 기원을 가진 조미료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앞으로 식초를 더 다양하게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식초의 효능과 활용법, 좋은 식초를 고르는 법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